최근 제가 아는 모기업에서 폐지했던 ‘님’문화 제도를 다시 부활시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직급 폐지가 그렇게 유별난 이슈는 아니지만, 이 기업의 경우는 10년 전 직급 제도 폐지를 시도했다가 정착이 되지 않아 다시 원상복구를 했었는데, 다시 시도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조직 구성원들이 시대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고 수평적 조직에 대한 공감대가 이루어져서 크게 이슈 없이 정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에자일 조직 등 급변하는 시대는 조직에도 빠른 혁신의 속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관료적 조직 모습을 내려놓고 민첩하게 움직이고, 창의적이고, 소통이 잘되고, 활력이 넘치고…나아가 행복한 조직까지 만들어야 하는 등 조직 개발의 과제들이 산재합니다. 더욱이 주 52시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제도는 업무 외 조직 활동에 대한 시간 제약까지 만들어 조직 교육 / 개발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직이 혁신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소스의 부족, 불만 가득한 구성원,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외부환경은 기존의 접근 방법으로 변화를 따라가는 게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직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마인드웨어라는 3가지 관점으로 나누어봅니다. 하드웨어가 일터, 소프트웨어가 제도, 마인드웨어가 구성원 태도라고 가정합니다. 과거에 평생 직장, 충성심, 위계가 중심이었던 시대에는 하드웨어를 바꾸면 사람들이 무조건적으로 따라오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명함에 직급을 없앤 후 배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회의뿐 아니라 일터 이상에서 직급을 호칭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강제라도 제도화시키면 사람들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그러한 접근 방법이 효과가 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조직에서 바꾸면 바꾸는 대로 하는 거죠.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더 똑똑해지고 생각이 연결되고, 더욱이 구성원의 의견이 점점 내부/외부에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조직에서 좋은 의미로 시작하는 혁신도 준비되지 않은 구성원에게는 가능성보다는 문제만 보이고, 그들의 편협한 관점과 수동적 태도는 조직 변화의 걸림돌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설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마인드웨어 설계도 필요합니다.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 (긍정 마인드), 실패해도 개선하는 힘 (회복탄력성),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힘 (내재동기) 등이 구성원에 있다면 진정한 조직의 혁신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10년 걸리는 혁신도 있지만, 마인드웨어가 설계가 된다면 1년에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혁신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이끌어 가는 조직이나 팀을 만들고 싶다면, 이제 순서를 뒤집어 마인드웨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로 순서를 바꾸어 보면 어떨까요?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혁신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그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조직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변화시켜 갈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직급 제도 폐지가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제도로 발전되고 실행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제도가 불완전하더라도 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자원과 기회를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개선하며 우리 조직만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빠르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 X 긍정심리학)

시대는 이제 성과(Well-doing)을 위해 절박한 스피드를 외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직 구성원의 (Well-being)을 기반으로 민첩하고, 창의적이고, 소통하는 조직들이 지속적인 성과(Well-doing)를 창출하고 시대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이제 혁신의 구호를 만들기보다 조직 구성원의 마인드 혁신을 준비하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박정효